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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와 화선지의 유래와 역사 관련 정보

쌍둥할매 2022. 8. 14.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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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반크란 조직이 뭔가 이상한 캠페인을 하고 있어요. 화선지는 한국에 없는 종이니까 한지로 표기하자는 겁니다. 그런데 그...일본을 거쳐 들어와 한국에 없다는 그 화선지는 화선지(畵宣紙)​가 아니라 화선지(画仙紙, 가센시)​입니다. 독음이 같고 한자도 다르고 종이도 다르죠.(그런데 일본을 거쳐 들어왔는데 화선지가 한국에 없다는 건 무슨 뜻인가요? 들어왔으면 당연히 있어야 합니다.) 오늘은 한지와 화선지가 어떻게 다른지, 두 종이의 유래와 역사를 알아보겠습니다.

한지와 화선지의 유래와 역사 관련 정보​

1. 한지와 화선지는 같은 개념이다​

2. 화선지는 한국에서 사용해 온 종이다​

3. 한지는 일본에서 건너온 종이​

4. 일본 화선지의 기원은 고구려​

5. 전통은 우리만의 것이 아니다​

 

화선지

 

1. 한지와 화선지는 같은 개념이다


​먼저 한지(韓紙)​와 화선지(画仙紙, 가센시)​​조차 서로 대립하는 개념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한지는 지역적, 역사적 개념(=한국에서 만든 전통지)이고 화선지는 용도에 따른 구분(=그림이나 서예 때 사용하는 종이)이기 때문입니다. 더 정확하게는 도화지가 용도에 따른 구분이고 도화지는 그 안에서 탑을 찍은 브랜드명입니다. 우리가 접착 테이프를 스카치 테이프라고 부르듯이 브랜드 이름이 일반 명사로 남은 겁니다.

아무튼 역사적으로 조선에서도 화지를 만들었기 때문에 당연히 한지에 속합니다. 오늘날 대한민국 동양화과 학생들의 부모님 등줄기가 애용하는 지리산XX제지사의 화선지는 100% 지리산 닥나무를 재료로 전통 방식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당연히 그 종이는 한지이자 화선지이고입니다. 왜 부모의 등줄기가 나오냐면종이가 너무 세밀해서 선을 긋거나 비틀리면 '곤란하게'됩니다. 경험담입니다.

 

2. 화선지는 한국에서 사용해 온 종이다


​이렇게 화선지가 한국에 없다는 주장은 옳지 않습니다. 이것은 우리 조상들이 그림도 그리지 않고 붓도 그리지 않았다는 주장과 같습니다. 논증의 대상도 아닌 이상한 이야기입니다. 사실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오래전부터 민화(=속화)계에 있었습니다. 튼튼한 닥종이만이 진정한 한지이고 거기에 그린 조선식 채색화만이 진정한 전통화이고 화선지에 그린 담채화 같은 것은 중국이나 일본의 영향이라는 근본주의적 주장입니다.

물론 예나 지금이나 그런 이야기가 일반적으로 인정된 적은 없습니다. 민화계에서도 일부인 민족근본주의가 자주 입에 오르내리는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김홍도 신윤복 시대의 그림은 번짐이 거의 없다는 겁니다. 그런데 왜냐하면 그때는 화선지가 귀하고 비쌌기 때문입니다. 조선 후기에 가면 심사정(심상정 아님), 장승업(최민식이 아님) 같은 화가들이 화선지에 담채화를 쭉쭉 그려요. 왜냐하면 그때는 화선지가 비교적 싸졌거든요. 김홍도의 그림만이 민족 전통이고 장승업의 그림은 전통이 아닌가요? 둘 다 전통미술이에요.

마찬가지로 닥종이도 한지도 마찬가지입니다. 한지는 닥종이뿐만 아니라 화선지, 기록지, 장식지, 창호지, 창호지, 색종이, 마지, 배지, 마분지 등 수많은 전통종이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근데 왜 한지 하면 '닥지'예요? 조선식 닥지가 워낙 품질이 좋기기 때문입니다. 워낙 튼튼해서 세계적으로 유명한데다가 이걸로 책이나 그림뿐만 아니라 가구도 만들고 문도 만들고 조각 예술품도 만들고 김정숙 여사의 친환경 핸드백도 만듭니다. 우리 자랑이니 널리 자랑하죠.

 

3. 한지는 일본에서 건너온 종이


​근데... 저희가 한지 하면 떠오르는 이지는 사실 일본에서 건너온 거예요. 옛날에는 일본종이가 가볍고 잘 찢어지지 않아 튼튼해서 왕실에서 수입해 사용하는 고급 종이였습니다. 그래서 조선의 임금님이 종이 만드는 법을 찾으라고 통신사를 압박해 온 것입니다. 통신사가 돌아와서 일본의 닥종이를 만드는 나무의 품종이 매우 뛰어나다라고 보고했습니다. 그래서 임금님은 전국 각지의 해안가에 닥나무를 많이 심었습니다. 그 왕의 둘째 아들이자 다음, 다음, 다음 왕인 세조 때에야 국내 재배에 성공한 닥나무로 첫 번째 책을 골랐으니 이것이 조선대장경입니다.

음, 다시 말하면 일본에 통신사를 보내 제지 기술을 배우고 오라고 한 왕이 세종대왕입니다. 즉위 10년경부터 죽을 때까지 신하들에게 튼튼한 종이를 내놓으세요. 그렇지 않으면 고기를 먹으라고 다그쳤던 것이죠. 세종실록에 많이 나와요.

 

4. 화선지의 기원은 고구려와 중국


​그럼 일본종이가 오늘날 한지의 기원인가요? 아니요. 고구려 때 담징이라는 승려가 있었는데 일본에 가서 종이 만드는 법도 알려주고 종이 만드는 기계도 만들어줘서 그래서 아스카 불교 문화를 꽃피웠다고 합니다. 따라서 일본의 제지 기술은 고구려에서 전해진 것입니다. 그것을 수백 년에 걸쳐 개량해, 일본 종이로 만든 것입니다. 물론 고구려 제지 기술도 낙랑을 통해 한반도에 들어온 것을 수백 년에 걸쳐 개량한 것이겠지요.

또한 우리가 부르는 한지도 세종 때부터 일본에서 닥나무로 만든다는 걸 배운 다음에 닥나무들을 심고 수백 년에 걸쳐 기술을 개량하여 발전에 발전을 거듭한 것입니다. 조선 중기가 되면 거의 모든 서적을 이 종이로 만들게 됩니다. 즉 전통의 요체는 기원이 아니라 개량입니다. 조선은 종이를 아무리 접어 구겨도 찢어지지 않고 칼로 찔러도 들어가지 않고 비를 맞아도 해가 지지 않을 정도로 튼튼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한지가 일본이나 중국과 다른 독자적인 종이가 된 것입니다.

 

5. 전통은 우리만의 것이 아니다


전통이란 본래 우리끼리 자랑해서 만든 것이 아니라 가까운 나라와 서로 영향을 왔다 갔다 하면서 발전해 온 것입니다. 이제 와서 저것은 일본의 것, 그것은 중국의 것, 이것만이 진정한 한국의 것이다, 라는 식으로 나누는 것 자체가 모순입니다. 전통은 언제까지나 옛날 것이 아닙니다. 주변의 원수같은 나라보다 나은 것을 만들기 위해 더 가까이 다가가서 개량하고 발전하는 것입니다. 그 와중에 저기 일본 애들이 더 잘 만들 수 있어요? 그러면 먼저 배우고 와서 더 잘 만들면 됩니다. 이것이 세종대왕 마인드입니다. 원래 있던 전통조차 기원이 일본이네, 중국이네라고 부정하는 것이 자꾸 민족주의 캠페인처럼 난무하고 있는데요. 우리처럼 점잖고 착한 사람들은 이런 이상한 일에 속아서는 안됩니다. 동아시아에서 한지를 만드는 기술들은 중국 -> 고구려 -> 일본 -> 조선으로 계속 이전되면서 개량, 발전된 것이고, 한지와 화선지를 굳이 한국 것, 일본 것으로 나누는 것은 매우 무의한 주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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